[뉴스카페] 김진표 국회의장은 15일 오전(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스라엘 의회(크네셋)에서 아미르 오하나 국회의장과 만나 과학기술 협력 및 스타트업 활성화, 투자 및 경제교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의장은 "한-이스라엘 FTA가 양국 수교 60주년인 지난해 12월 공식 발효됐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이자 한국이 중동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로,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이미 올해 4월까지 이스라엘행 항공편이 거의 매진될 정도로 많은 한국인이 이스라엘 방문을 계획하고 있고, 또 히브리대 포함 4개 이스라엘 대학에서는 한국학·한국어 과정을 운영중이며, 한국문화·한식·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하나 의장은"양국은 비록 거리가 멀지만 1948년에 국가가 성립된 것도 그렇고 어려운 상황에서 발전을 거듭하는 등 공통점이 참 많은 나라"라면서 "앞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과거만 돌아보지 말고 앞을 내다보는 친구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양국이 첨단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키워 시너지를 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5.4%) 한국은 2위 국가(4.8%)로, 한국의 우수한 제조역량과 이스라엘의 첨단기술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항공우주, 보건의료, 인공지능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 증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이스라엘은 1인당 IT기업 창업수가 세계 1위인 창업국가이자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독자적 생태계 조성에 성공한 나라로,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노하우 전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하나 의장은 "경제는 상호보완적이므로 첨단기술을 가진 파워국가 한국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역량을 갖춘 이스라엘이 힘을 합치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특히 양국의 자유무역협정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하며 한국의 투자와 기술교류는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스라엘 지하철 건설 사업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이스라엘 최초의 지하철인 메트로 1~3호선 구축 사업에 최첨단 지하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관련기관·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우리 정부 및 국회는 물론 주요 기업들까지 모두 힘을 모아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오하나 의장께서 빠른 시일 내 방한하신다면 직접 모시고 부산의 엑스포 준비사항을 브리핑하고 싶다"며 "부산엑스포 개최는 양국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인 만큼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 의장은 핵무기 확산으로 세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데 적극 공감하고 함께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오하나 의장은"양국은 모두 주변 다른 나라로부터 핵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는 두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위협이므로 핵무기 확보를 반드시 저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장은 "지역 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국제외교 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방산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해 국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오하나 의장과의 환담 이후 히브리대학으로 이동해 이곳에서 위탁 교육 중인'탈피오트(Talpiot)'대원들과 만나 부대 운영 과정 및 창의력 학습 프로그램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스라엘 엘리트 부대인 탈피오트(Talpiot)는 1979년 도입된 사관제도로, 고등학교 교사 추천을 받아 최종 선발된 50명의 요원이 히브리대학교에서 3년간 위탁교육(주로 수학ㆍ물리학ㆍ컴퓨터 공학 수료후 학사학위 취득) 후 중위로 임관한다. 이후 주로 특수부대(모사드, 군정보국 등) 배속 후 6년간 의무복무하며, 제대 후에는 군에서의 전문성을 활용해 IT, 보안 분야 등에서 창업활동을 벌인다.
이처럼 탈피오트는 이스라엘 첨단과학기술군 양성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며 지금까지 20명의 이상의 교수, 100명이 넘는 박사를 배출했고, 특히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비롯해 20여 건 이상의 수상실적을 달성했다.
김 의장은 탈피오트 관계자에게서 교육, 훈련방법 등에 대한 소개를 받은 뒤 "인적자원이 유일한 경쟁력인 대한민국의 안보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스라엘의 탈피오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실제 2006년 교육부총리 때 국방부와 함께 이스라엘 탈피오트 방문 후 '군복무 학점인정제'를 도입했고, 이후 2014년부터 매년 30명의 이공계 인재들이 대학 졸업 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과학기술전문사관'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어 "다만 아쉬운 것은 과학기술전문사관제도가 대졸자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창의력 학습 등에서 탈피오트와 좀 거리가 있다"면서 "우리도 고졸 학생들 중심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재정비할 필요를 느껴 현재 제 의견을 반영해 국방부가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가 진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뽑아서 수학과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창의력을 기르는 수업을 진행하고, 향후 이들이 졸업 후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이곳에 함께 오신 동료 의원님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스라엘 공식 일정 이후 팔레스타인 고위관계자와 회담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권칠승·강병원·이장섭·홍기원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 조경호 정무수석비서관, 조구래 외교특임대사, 황승기 국제국장, 이용국 정무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